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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어플레이 차트로 엿보는 Spiel '22 아직 COVID-19는 남아있지만 전 세계의 방역 당국은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단계를 조금씩 완화하고 있고, 덕분에 슬슬 오프라인 행사들이 자리를 되찾고 있습니다. 그리고 보드게이머들의 축제 에센 슈필이 지난주에 막을 내렸습니다. 포스팅으로는 소식이 조금 늦었지만, 보드게임 커뮤니티 등지에선 독일을 직접 다녀오신 분들의 생생한 후기가 사진과 함께 많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에센 슈필에서는 B2B와 B2C가 모두 활발하게 이루어져서 중요한 자리라고 말씀드린 적이 있었는데, 이에 따라 올해와 내년에 이르기까지 어떤 게임이 흥해왔고 앞으로 더욱 빛을 볼 수 있을지 확인할 수 있는 자리입니다. 이를 확인할 수 있는 지표 중 하나가 바로 Das Spielermagazin 팀의 페어플레이 차트입니다. 에센 슈필의 .. 2022. 10. 12.
보드게임이 자꾸 커져요! 보드게임은 그 내용물에 따라 크기가 다양합니다. 카드로만 이루어진 게임은 한 손에 담을 수 있을 정도로 작은 박스로 구성되어있고, 그 안에 별도의 토큰이나 주사위가 들어있다면 그 크기는 조금 커집니다. 만약 테이블에 펼쳐놓고 진행하는 맵이 들어있다면 박스는 특히 더욱 커지며, 최근 '피규어'가 들어간 보드게임의 박스 크기는 어지간한 아령 무게에 필적하는 수준까지 이르렀습니다. 여러분이 흔히 알고 계실 보드게임 중 맵이 들어간 게임을 살펴보자면 부루마불처럼 절반으로 접는 맵도 있고, 티켓 투 라이드나 클루처럼 1/4로 접는 맵도 있고, 카탄처럼 여러 타일을 배치해 만드는 맵도 있을 것입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모노폴리와 클루, 캔디랜드 등 서구권에서 역사가 오래된 게임은 보통 절반으로 접는 맵으로 시작한 경.. 2022. 10. 8.
전쟁 중에 마주친 유희 세상이 혼돈에 빠져있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전 세계가 다 함께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그 와중에 러시아는 전쟁에 투입할 추가 병력을 모으기 위해 젊은이들은 물론 노인과 장애인까지도 무차별적으로 징집하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이에 맞서 반전 시위를 펼치다 공권력에 의해 진압당하고 잡혀가는 사람들 소식도 들리고, 인근 국가로 대피하는 사람들의 소식도 들려옵니다. 뉴욕타임즈의 보도 소식에서는 그 중 키르기스스탄으로 탈출한 사람들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치솟는 임대료와 숙박비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러시아인이 국경을 넘어 키르기스스탄의 수도 비슈케크로 모여들었으며, 누울 자리를 찾지 못해 길거리를 방황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합니다. 운 좋게 숙소를 잡을 수 있었던 러시아인들의 사진이.. 2022. 10. 7.
팬데믹 효과 '팬데믹 효과'라는 제목을 보고 COVID-19로 인한 사회적 변동을 다루는 글 아닐까 추측하셨다면 틀리셨습니다. 여기서 말할 팬데믹은 플레이어들이 다 함께 세계에 퍼진 바이러스를 퇴치하고 백신을 만드는 '팬데믹(2008)'이라는 보드게임입니다. '협동' 장르의 보드게임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강력한 인지도를 자랑하며, 특히 실제 COVID-19 상황과 맞물렸을 때는 보드게임들 중에서 구글 검색량 1위(그것도 2위의 검색량의 2.7배 이상 차이)를 굳건히 차지할 정도로 인기가 컸습니다. 팬데믹에서 플레이어는 하나의 직업을 담당합니다. 위생병, 검역 관리자, 과학자 등 다양한 직업이 존재하며, 플레이어 사이에 어떤 직업 조합으로 게임에 임할지 고르는 것도 재미 요소입니다. 게임을 시작하면 각 플레이어는.. 2022. 10. 6.
끊임없이 새로움을 추구하다 보드게이머라면 누구나 이 기분을 아실 것입니다. 새로운 보드게임을 사서 비닐 포장을 조심스레 뜯고(또는 취향에 따라서 비닐 포장을 활용해 박스를 코팅하고), 박스를 열어 풍기는 카드와 나무 토큰의 풋내를 맡으며 컴포넌트를 검수하고, 카드 하나하나 설명을 읽으며 프로텍터를 씌우고, 룰북을 읽으며 게임을 플레이할 준비를 하는 그 기분을 말이지요. 초회 차 플레이를 마치면 선반에 게임을 진열하며 나만의 보드게임 컬렉션에 또 하나의 퍼즐 조각을 꿰맞추곤 합니다. 하지만 보드게이머라면 또 이 기분을 아실 것입니다. 이른바 '갓-게임'이라고 불리는 신작을 하나씩 사서 진열하다 보면, 막상 플레이 횟수가 2~3회 남짓에 불과한 게임들이 약간의 먼지가 쌓인 채로 잠들고 있는 것을 보는 착잡한 기분을 말이지요. 우리는 .. 2022. 10. 4.
역사라는 위험한 양념 게임에는 스토리가 있습니다. 물론 스토리를 모두 걷어내고 도형과 추상적인 표현만으로 구성한 게임도 있습니다만, 보통은 게임에 '테마'와 스토리를 입히기 마련입니다. 여기서 게임보다 스토리에 조금 더 집중한 '인터랙티브 필름'도 있고, 하나의 세계관을 구축해 플레이어가 직접 흐름을 쫓아가는 '오픈 월드'도 있고, 이 두 가지 경우가 아니더라도 스토리를 통해 여러분이 어떤 임무 혹은 승리 조건을 달성해야 하는지 제시하곤 합니다. 보드게임에서도 여러분은 다양한 테마와 상황을 마주하게 되고, 스토리 속에서 직접 이해당사자가 되어 문제를 해결하게 됩니다. 보드게임은 유독 스토리의 소재에 '역사'를 끌어들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전 포스팅에서 다루었듯 유러피안 보드게임에서는 직접적인 공격과 침략을 지양하는 경향이 .. 2022. 10.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