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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디자인10

기름기 쫙 뺀 게임 만들기 취향에 따라 선호도 차이는 있지만, 보편적으로 게임은 재밌습니다. 하지만 우리한테는 '집중력'이라는 에너지가 있기에, 공부든 게임이든 오랜 시간 붙들고 있다 보면 어느새 집중력이 떨어져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거나 흥미를 잃게 됩니다. 그래서 게임을 설계할 때는 한 판에 드는 시간을 꼭 고려하게 되어있습니다. RPG 게임이라면 일일 콘텐츠와 기간 콘텐츠(주 단위 혹은 월 단위)를 나누어 일일 콘텐츠에 소모되는 피로도를 줄이려고 노력하는 편이고, 단판으로 끝나는 게임도 매칭 인원수를 줄이거나 게임 속도를 올릴 장치를 집어넣어 이른바 '드러눕는 플레이'를 하지 못하게끔 설계하는 편입니다. 이는 보드게임에서도 당연히 통하는 말입니다. 보드게임은 특히, 일부 특이한 메커니즘을 제외하면 턴을 돌아가며 진행하기에,.. 2022. 9. 20.
주사위가 좋을까, 카드가 좋을까? 사람들은 운을 싫어하면서 좋아합니다. 정확히는, 불운을 싫어하고 행운을 좋아하겠지요. 게임 속에 예측할 수 없는 요소가 들어있을 때 사람들은 반복해서 시행해보기를 원하고, 잘 설계된 운은 사람들한테 매 판 게임의 신선함을 느끼게 해줍니다. 그래서 운 요소, 랜덤 요소는 대부분의 게임에서 중요한 편입니다. 게임 속에 운을 집어넣는 방식은 다양합니다. 적어도 보드게임 안에서만 이야기해보자면, 가장 일반적인 두 방법은 주사위와 카드입니다. 주사위는 보드게임에서 '손맛'을 담당합니다. 우스갯소리처럼 들리지만, 손으로 도구를 만지면서 진행하는 보드게임에서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요소입니다. 게임 속에서 사용할 재화 토큰을 종이가 아닌 메탈 코인으로만 만들어도 보드게이머들의 기분을 환기하기에 아주 좋은 것과 마찬가.. 2022. 9. 13.
운빨게임과 역전의 발판 '운'은 대부분 게임에서 크든 작든 큰 영향을 미칩니다. 보드게임에서도 당연히 그렇습니다. 낮은 난이도의 게임에서는 주사위가 보통 등장하고, 난이도가 올라감에 따라 주사위보다는 카드를 이용한 랜덤 요소가 등장합니다. 그간 작성한 다른 포스팅에서 '운 요소'는 게임의 난이도를 낮춰주면서 후발주자가 1등을 따라잡을 수 있는 장치라고 종종 언급했었는데, 머릿속에서 단순히 떠오르는 이미지가 아닌 뚜렷한 이미지로 '왜 역전 요소인가'에 대해 탐구해봅시다. 운이라는 요소는 통계학을 발전시킨 근간이 되었습니다. 도박꾼들의 주사위 게임에서 의문을 품은 사람들이 경우의 수를 연구하였고 상금의 분배를 위해 수학적 계산을 해내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반대로 복잡한 계를 가진 게임 시스템에서 확률을 계산하기 위해 인류가 갈고.. 2022. 8. 30.
상호작용의 종류 보드게임을 하는 이유로 언급되는 큰 이유는 '대면 소통'입니다. 팬데믹을 거치면서 비대면 문화가 주류가 되었다지만, 우리는 늘 사람이 그립기에 외향적이든 내향적이든 규모의 차이일 뿐 같이 일련의 활동을 즐기는 것을 좋아합니다. 하나의 테이블 또는 공간에 둘러앉아 서로 눈치싸움을 하며, 대화를 나누며, 두뇌 싸움을 하며 온라인으로는 느낄 수 없는 비언어적 소통을 즐기게 해 줍니다. 다만, 상호작용이라는 말이 보드게임에서는 때론 '견제'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플레이어 간의 소통이 경쟁 게임에서는 보통 다른 사람의 점수 획득을 방해하거나 상대방의 조건을 이용해 나의 점수 획득을 노리는 것으로 여겨지곤 합니다. 하지만 이는 상호작용이라는 거대한 키워드 안의 일부 상황입니다. 상호작용이 얼마나.. 2022. 8. 19.
게임에 깊이 더하기 우리는 '최적화'라는 말을 참 좋아합니다. 어떤 일을 시작하고 그것에 익숙해졌다, 혹은 숙달되었다고 말하는 시점도 바로 그 사람이 일을 진행하는 루틴을 최적화하였는가로 판가름합니다. 이는 대부분의 우리 삶에 적용되기에, 게임을 즐길 때도 최적화된 자기만의 방법을 찾아 더욱 빠르고 정확하게 액션을 수행하거나 전략을 만들어 나갑니다. 다만, 우리가 게임을 '지루하다'라고 느끼는 시점도 최적화를 끝마치고 더 이상 게임을 통해 새로운 사고회로를 만들 수 없을 때일 것입니다. 그래서 게임에 '깊이가 있다'라고 부르기 위해서는, 사고회로를 만드는 과정에 충분한 시간이 들면서도 불가능하다고 느끼게 하지 않고, 또 사고회로를 어느 정도 갖추었다고 해도 새로운 변인이 등장해 자신의 전략을 수정하며 익히는 놀거리를 충분히.. 2022. 8. 11.
색깔은 모두에게 똑같지 않다 보드게임을 하기 위해 친구들과 나란히 테이블에 둘러앉습니다. 게임을 꺼내고, 각자 자신의 색깔의 말 한 세트를 가져가며 카드를 나눠주고 있습니다. 카드의 내용도 기능에 따라 몇 가지 색깔로 분류되어있고, 게임 맵도 형형색색의 지형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이 세상 어디든 다양한 색깔이 존재하지만, 보드게임에서는 특히 '소유관계' 혹은 '기능적 구조'에 의해 색깔이 별도의 의미를 더 지니기에 색깔은 중요한 포인트가 됩니다. 게임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흔히들 떠올리는 색깔이 있습니다. 2색이라고 하면 빨강과 파랑을 먼저 떠올릴 것이고, 4색이라고 하면 여기에 노랑과 초록을 추가해서 떠올리곤 합니다. 실제 예시로, 클루(1949), 위저드(1984), 누메리(1998), 카르카손(2000), 파워그리드(2.. 2022. 8.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