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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날로그 - 매장 이야기22

손님과 스무고개 한판 매장을 방문하는 손님 중에는 자신이 예전에 재미있게 즐겼던 게임을 찾거나, 친구의 소개를 받아 게임을 찾는 경우도 있습니다. 특히 보드게임카페를 처음 방문하는 경우일수록 새로운 게임을 도전하기보다는 자신이 알 수 있는 범위 내의 게임부터 시작하곤 합니다. 그러다 보니, 이따금 손님께서 기억 속에는 어렴풋이 있지만, 정확히 게임의 이름이 무엇이었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아 고뇌에 빠진 모습을 보곤 합니다. 그럴 때 슬쩍 다가가 '혹시 찾으시는 게임이 있으실까요?'라고 여쭤보면 무언가를 설명하시려 하기에, 이야기하시는 정보를 이용해 보드게임을 맞춰보곤 합니다. 사람마다 기억 속의 이미지를 설명하는 방식이 다양해서, 제가 겪어본 사람들의 설명 유형을 몇 가지 퀴즈의 형태로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블로그의 서술.. 2022. 7. 25.
손님들이 생각하는 '헤비한' 게임 손님들한테 게임을 소개하다 보면, 손님들끼리의 대화 속에서 '이 게임은 어려워'라는 이야기도 듣게 되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지칭하는 게임인가를 무엇인가 살펴볼 때 누군가는 스플렌더를 어렵다고 하기도 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루미큐브를 어렵다고도 합니다. 일반적으로 '헤비 게임'이라고 보드게이머들이 부르는 게임과 일반 손님들이 생각하는 게임의 이미지 차이가 다소 있겠지만, 모든 게임이 모두에게 쉽다고 보장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게임이 '무겁다'라는 건 사람들이 보통 어떻게 받아들일까요? 보통 '헤비게임'을 보드게이머가 지칭할 때는 규칙의 복잡한 정도를 가리키거나, 게임의 복잡한 정도를 가리키는 경우입니다. 둘이 같은 말 아니냐고요? 엄밀히 말하면 조금 차이를 둘 수 있습니다. 규칙이 다소 복잡하더라도.. 2022. 7. 23.
게임 추천 타임어택에 걸리다 어느 적당히 바빴던 날에, 약 서너 시간의 게임을 즐긴 후 자리에서 일어나시는 4인 손님이 있었습니다. 몇 차례 계속 방문해주시는 손님 중에서는 조금씩 난이도를 올리며 새로운 게임에 입문하길 원하시며, 미디엄-헤비 볼륨의 게임까지 올라와 매장의 단골이 되시기도 합니다; 이 손님들도 새로운 게임들을 맛보며 점점 레벨을 올리고 계시던 분들이었습니다. 입문자에서 한 단계 올라갈 때 꼭 추천하는 '스플렌더'는 물론, '임호텝', '마닐라' 등 이른바 BGG Weight 2.0~2.5대로 진입하는 라인업을 한창 체험 중이셨죠. 아무튼, 손님께서 계산하면서, 갑자기 하나의 질문을 하셨습니다. '사장님! 혹시 카운터 뒤편 게임 중에 저한테 추천할 만한 게임 있으신가요? 하나, 둘, 셋!' 요청하시는 조건에 맞게 보드.. 2022. 7. 20.
손님과의 유대 매장의 평일은 비교적 평화로운 편입니다. 아무래도 주말보다는 손님이 적게 오다 보니, 팬데믹이 심할 적에는 평일 중에 손님이 아예 없었을 정도로 안타까운 일이 많았습니다. 그런데도, 평일에 방문하는 손님이 있다면 비교적 할애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집니다. 주말에는 매장이 꽉 찰 정도로 여러 손님의 요청을 받다 보니 복잡하거나 설명이 오래 걸리는 게임은 아무래도 양해를 구하고 더 간단한 게임으로 소개해 드리는 편인데, 평일에 오시는 손님은 상대적으로 설명해 드릴 시간이 많아 비교적 무거운 게임도 소개해 드릴 수 있습니다. 물론 지금은 평일도 적지 않은 손님이 올 만큼 회복세이기에 예전만큼의 여유는 없지만, 팬데믹 기간에 평일 손님이 방문하시면 무거운 게임의 설명을 요청하시는 경우 아예 같이 자리하여 게임 .. 2022. 7. 9.
플레잉 카드... 이거 괜찮은걸까? 손님 중에서는 적지 않게 '혹시 트럼프 카드 있어요?'라는 질문을 많이 하십니다. 이에 대해서는 저를 포함해 매장을 담당하는 두 사람 사이에서도 이견이 있었고, 토론 끝에 '우리 매장에서는 트럼프 카드를 제공하지 않는다'를 원칙으로 하기로 했습니다. 일부 타 보드게임 카페에서는 트럼프 카드를 손님들에게 제공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저희 매장에서는 단점(역효과)을 더욱 크게 우려하기에 이 같은 결정을 내렸습니다. '트럼프'라는 말은 사실, 플레잉 카드로 플레이할 수 있는 트릭 테이킹 장르의 카드 게임들에서 으뜸 패라는 뜻으로 많이 사용하는 단어입니다. 지금은 입버릇처럼 모두가 트럼프 카드라 부르고요. 손님들이 트럼프 카드를 찾으시면 보통 플레이하는 게임은 원카드 아니면 카지노 계열 게임입니다. 원카드는 .. 2022. 7. 3.
비가 온다, 그것도 아주 많이. 간만에 비가 시원하게 내립니다. 가뭄을 해소하는 단비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비가 오는 날은 손님들이 얼마나 많이 오실지 전혀 감이 안 오는 날입니다. 비가 오니까 아예 밖을 안 나오거나, 비가 오니까 실내에 들어가서 놀자고 하거나. 둘 중 한쪽이다 보니 비가 오는 날엔 유독 손님이 없거나, 유독 손님이 가득 차기도 합니다. 비가 오는 날, 혹은 습한 여름이 다가오면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걱정이 있습니다. 습기는 종이와 지류가 가득한 보드게임에 참으로 불청객입니다. 카드에 유독 손때가 잘 달라붙고 쉽게 변형되기 쉬운 계절입니다. 카드를 보호하기 위해 씌워놓은 비닐 프로텍터마저 습기 때문에 서로 달라붙어 카드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이 한 장 받을 카드를 두세 장씩 받으면서 불편해집니다. 매장에는 에어컨.. 2022. 6. 24.